하지만, 신정아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더라도, 언론이 신정아의 옷까지 벗길 권리까지는 없다. 한국사회는 죄인들 혹은 도덕적인 잘못을 저지른 개인에게 관대함을 떠나 어떤 비난이나 추궁, 비판을 해도 너그러운 경향이 있다. 특히 언론 지면에 등장한 공인들의 경우는 예외 없이 그들의 잘못에 대한 비난이 정당화 되는데, 여기에는 당사자들이 가지고 있어야 할 최소한의 인권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없다. 너는 잘못을 저질렀으니 어떤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어. 뭐 이런 식이다. 언론은 자신들이 수행하는 ‘대리심판’을 일반 대중의 정서 혹은 기대심리 같은 것에 기대어 정당화 한다. 그러나, 개인의 인격권이나 신체에 대한 권리는 근대사회에서 합의된 가장 기본적인 권리 중 하나다. 그것을 무시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 없다.
한국의 메이저 신문들은 그런 의미에서 계몽 이전에 에로스로 충천한 존재들과도 같다. 이들의 특징이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흥분한다는 것이며, 여자의 몸만으로도 발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대단한 정력이다. 근데 性이라는 게 그렇지만 원래 노골적이면 재미없다. 은밀한 구석이 있어야지 긴장감도 있고 야한 맛도 있다. 무조건 벗기고 드러내면 오히려 민망해진다. 이른바 한국사회의 여론을 선도한다는 언론들의 수준이 딱 거기까지다. 내 경험상 요즘에는 사춘기를 맞은 남자 중/고생들도 그렇게 대놓고 밝히지 않는다. 그렇게 배가 고팠으면 혼자 집에 있을 때 야동이나 보면서 해결하시라. 나는 신정아의 몸매가 어떤지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뜨거운 신문들의 열기 때문에 나는 당분간 신문들과 떨어져 있어야겠다. 이 뜨거운, 녀석들.


덧글
blus 2007/09/15 12:27 # 답글
분연히 일어선 아들을 데리고 또 누구를 덮칠지 우려됩니다. 진짜.죄를 지었으니 누가 잡아가둬야 할텐데 아무도 잡지를 못 하네요.
링크드립니다. 원치 않으시면 말씀주십시오.
Micelk 2007/09/15 16:13 # 답글
모처럼 속시원한 글이네요.그래서 저도 요새 신문을 안읽어요. -_ -
inthePark 2007/09/16 04:32 # 답글
그 기사를 보자마자 굉장히 화가나서 저도 마구 글을 끄적였습니다만, 당최 정리가 안되 긴 글을 지우고 말았습니다. 정말이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다들 미쳤나..
Cynic 2007/09/16 18:45 # 답글
문화일보도 욕먹어야되지만, 전 그 기사 개제한 것 때문에 비난받으니까 일제히 처음 개제한 문화일보를 씹어대는 조중동이 더 얄미워요. 에휴... 이 땅은 참된 언론문화가 자리잡을수 없나봐요.
lovepool 2007/09/16 22:16 # 답글
하나 건수 잡으면 앞뒤안가리고 까대려고 난리죠...- _-진짜 무서운 인간들이라는게 지난번 아프간 시절빼곤 다 느낍니다.;;
루리카 2007/09/16 22:49 # 답글
노무현 정부 말기의 객기(?)랄까요. 브리핑룸 통합 등의 조치는 '아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신정아 관련 기사(외에도 여러 이슈 기사)를 보면서 언론사라는 것들이 스스로 3류찌라시임을 자처하는 꼴을 보여주더군요. 그 결과로 정부의 언론 탄압 어쩌구를 매번 앞쪽에 끊임없이 보도하는 신문사들의 주장에 관심이 없어졌습니다.어느 신문 사설을 보니까 "현재의 (신문)언론인들의 보도태도에 염증을 느낀 현 세대의 독자들에게는 언론탄압 관련 기사가 오히려 '언론인들의 밥그릇이 뺏길까봐 노심초사한다'는 내용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언론인들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었습니다만. 이러한 목소리가 채 퍼지기 전에 언론사들은 스스로 무덤을 파고있어보입니다.
파인로 2007/09/16 23:34 # 답글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드는군요.
Elliott 2007/09/17 12:06 # 답글
blus/링크 감사드립니다.micelik/ 네. 신문 보기 좀 무섭죠. ;;
inthepark/ 한국언론은 좀더 계몽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cynic/ 철저하게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서 움직이는게 그들의 생리죠. 이 투철한 생존본능.
lovepool/요즘 벌떼들이 유행한다는데, 이미 그전에 한국사회는 벌떼짓하는 언론들이 움직이고 있었죠. ;;
루리카/ 단순하게 말하자면, 한국언론은 철저하게 밥그릇논리에 의해서 움직이는걸요. 기업과 다를 것 하나도 없어요. 비판정신, 언론윤리 같은 것을 들이대기에 참 민망해지죠.
파인로/ 저도 야릇한 제목을 한 번 붙여봤습니다.;; 일종의 따라하기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