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취임했는데 언론들의 호들갑이 유난스럽다. 특히 조선일보는 반기문 연대기를 특집으로 다뤘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신동이란다. 거참. 요즘처럼 영어신동이 마구 만들어지는 시대에 영어신동 운운하는 건 철지난 농담처럼 억지스러운 데가 있다. 하여간 이렇게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인물들이 하나씩 등장할 때마다 언론들은 단순한 상찬을 넘어 지나치게 유난스러워지는데, 이쯤 되면 뭐랄까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국제적으로 인정에 목마른 나라가 아닌지 자인하는 것 같아서 씁쓸하기도 하다. 하긴 한국만큼 개인의 ‘인정투쟁’이 과열된 나라도 없을 테니 이해가 안가는 바도 아니지만.
한 가지 궁금한 건, 전임 총장이었던 코피 아난의 퇴임연설은 왜 다루지 않은 것인지. 전임기간 동안 그가 좋은 일을 참 많이 해서 (뭐 노벨평화상도 받았지만), 마지막에 무슨 얘기를 하게 되는지 궁금했는데. 그래서인지 한국의 언론들이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지위를 권력의 쟁취라는 측면에서 자꾸 바라보는 것 같은 추측이 자꾸 드는데. 하긴, 유엔 사무총장이 어떤 일을 하고 또 얼마나 고된 자리인지 설명하는 언론은 별로 없었던 것 같고, 개인적으로도 엘리트코스를 탄탄하게 밟아온 외교관료 출신의 반기문이 코피 아난처럼 인권증진이나 세계평화를 위해 기여를 할 것에 대해 회의적이긴 하다만. 어찌됐건, 반기문 사무총장님 일단 축하드리고,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움직이실 것 당부 드리고, 수단의 다푸르 사태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그리고 특히 북한의 인권문제를 위해 바쁘게 움직이실 것을 부탁드리겠습니다.


덧글
simamoto 2006/12/15 16:55 # 답글
영어신동 운운하는 반기문의 연대기는 저도 지난번에 tv에서 본 기억이 나는군요. 언론은 뭔가 소소한것까지도 끌어붙여서 의미화하는 것을 좋아라하는듯. 뭐,,, 그러다가 조금의 틈만보이면 또 ,이상한 것들을 조합해서 깔아뭉개기 바쁘겠죠.하도 그러니, 이제는 <반기문 유엔총장 "한국은 나에게 너무 많이 바라지 말라">같이 자극만을 강조하는 기사제목에도, 기사 내용은 다른것과 별반다르지 않음을 추측하게되는 정도에 이르렀죠;;
lovepool 2006/12/15 19:12 # 답글
연대기에서 더이상 다룰게 없어서 영어신동을 넣은게 아닐까요??+_+;;;이전에 언론이나 방송에서 유엔사무총장이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써서 많은 사람들이 조금 왜곡된 정보를 인지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특히나 조금 어린 중고등 학생들은...그런데 민감한데 말입니다;;;
저도 국가 권력으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인 활동을 할까...에 대해 꽤 걱정스러운 면이 있더군요. 일단 같은 한국인으로서의 저의 선입견이라 생각하고 잘 해나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2006/12/16 02:19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Elliott 2006/12/16 13:50 # 답글
simamoto/한국언론의 호들갑은 참 유난스러워요. 쓸떼없이 의미부여도 참 잘하고요. 말씀하신대로, 지금의 열광이 나중에 잘못돼서 반대로 흐를 경우에벌어질 상황을 생각해보면 아찔하기도 하고요. 그나저나 반총장 잘되야 할텐데. ;;lovepool/나중에 학생들중에 유엔사무총장이 장래희망인 애들도 나오겠죠 하핫. 그런데 '세계의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는 참 오바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유엔사무총장의 업무에 대해 잘 모르고 외면만 보고 한 말 같다는. 하여간 겉멋너무 좋아하는 것 같애요.
비공개/ 날카로운 지적이십니다. 유엔사무총창은 약소국에서만 뽑힌다는 사실. 정말 어떤 언론도 언급하지 않는군요. 스스로가 약소국이라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 되는 게 싫어서겠죠. 하긴 국민소득 20000만 달러가 눈앞인데 약소국이 왠말입니까. 거참.
Mikka_L 2006/12/16 22:58 # 답글
약소국 맞아요. ^^
바스티스 2006/12/17 04:00 # 답글
우리나라 언론...그저 웃지요.
Elliott 2006/12/17 10:32 # 답글
Mikk_L/ 새삼스럽지만 그렇지요. ;;바스티스/ 저도 씁씁합니다.
愚公 2007/02/03 07:35 # 답글
자국 대통령 퇴임사도 분석안하는데요, 뭐. -_-(이오공감 보고 와서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